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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 바다의 단편소설 (커버이미지)
    [문학]하얀 바다의 단편소설
    • 추은정 외 지음
    • 달꽃
    • 2023-12-27

    달꽃 출판사에서는 기획한 제3회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8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하였다. 하얀 바다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이야기들이다. 이어 2023년도 달꽃 공모전 《노란 숲의 단편소설》 《푸른 달의 단편소설》 시즌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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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얼빈 리포트 - 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 (커버이미지)
    [문학]하얼빈 리포트 - 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
    • 유홍종 지음
    • 소이연
    • 2023-04-14

    네가 항소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한시름 놓았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네가 무슨 미련과 변명이 더 있겠느냐. 너는 부모에게 지극한 효자였고, 조선에는 조국의 독립 의지와 기상을 크게 떨친 애국자다. 여기 어미가 지은 한복을 보내니 입고 가거라. 자식을 먼저 저세상에 보내는 어미보다 가슴 아픈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만, 응칠아! 우리 다음 세상에서도 이 세상에서처럼 선한 어미와 아들로 다시 만나자. - 안중근 어머니의 피맺힌 편지 중에서소설로 복원해낸 논픽션 다큐멘터리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쏜 것이다. 일본의 심장을 겨냥한 이 총성은 꽉 막혔던 우리 겨레의 숨통을 툭 터주며 민족혼을 전 세계에 드높였다. 중견작가 유홍종의 신작 장편‘소설로 읽는 안중근 이야기’《하얼빈 리포트》는 바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작전을 생생하게 그렸다. 이 작품은 비밀 해제된 러시아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거사를 사실적으로 복원해낸다. 하얼빈역에 울려 퍼진 세 발의 총성 꽉 막혔던 우리 겨레의 숨통을 툭 터주며 민족혼을 전 세계에 드높였다 1895년 이후,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자, 조선 대궐에서 친중파들이 자취를 감춘다. 그러나 또 다른 강적 러시아가 등장하면서 일본과 러시아 사이에는 긴장이 고조된다. 특히 대궐에서 친일파의 득세를 견제하려는 고종과 민 왕후는 러시아공사관 통역관 출신인 손탁을 서양전례관장으로 임명하면서 황실의 대외정책은 자연스럽게 친러 쪽으로 기울어졌다. 이에 심기가 불편해진 일제는 친러세력의 중심인물인 민 왕후를 제거하기 위해‘여우사냥’이라는 작전을 감행한다. 그러나 민 왕후는 이들의 침입이 있기 전에 몰래 궁을 탈출하여 프랑스 칸으로 피신한다. 민 왕후를 시해하지 못한 일제 낭인들은 나인을 민 왕후로 둔갑시켜 작전에 성공했다고 보고한다. 이렇게 통치권이 단숨에 무력화되자 고종은 신변의 위협을 피해 전격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한다. 그리고 어명으로 친일파들을 대거 숙청한다. 한편 일본은 조선을 완벽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조선 대궐과 밀착한 러시아와 군사적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선전포고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절대 우세를 점치던 러시아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패한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그 여세를 몰아 대한제국에 대한 식민지배 체제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인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퇴위당한 고종은 경운궁에 사실상 볼모로 잡혀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종은 스스로 대한의군 총사령관이 되어 재위 시 극비로 창설한 제국익문사(첩보부) 총독으로 취임한다. 그리고 의군 첩보조직을 손수 지휘하기 시작한다. 고종은 황실의 시종무관이었던 정재관을 익문사 독리로 임명했다. 정재관은 해외에서 활약 중인 안중근과 이도엽을 연해주로 불러 들여 대한의군 특전사 지휘관 자격을 부여하여 파병한다. 고종황제의 경운궁 탈출에 성공하면 해외 통합 항일단체 본부와 함께 러시아 연해주에 망명정부를 세운다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일본에 항일독립 전쟁을 선포하여 조선의 국권 회복을 반드시 실현하고 말겠다는 마지막 야망의 결단을 세운 것이다.이렇게 조국이 망국의 위기에 이르자, 황해도 신천 청계성당에서 빌렘 신부의 선교사업을 돕던 안중근과 절친 이도엽, 그리고 러시아 연해주 한인교포 출신 마샤 김은 프랑스 선교사 빌렘 신부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구국의 길에 나선다. 그 시기에 이미 안창호의 구국 비밀결사단 신민회는 일본에 항일 독립전쟁을 선포하면서 세 명의 주적 가운데 이토 히로부미를 맨 첫 번째 리스트에 올려놓았다. 미국에서 귀국한 익문사 독리 정재관은 경운궁에서 고종황제를 알현한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재무상 코콥체프와 회동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회담이 이루어질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 계획을 보고한다. 그리고 고종황제의 정식 허가를 받는다. 대한의군 특전사 지휘관 안중근 참모중장은 러시아에서 특수 훈련을 마치고 연해주에 투입된 옛 한국군 지휘관 23명을 소속부대로 받아들인다. 그들과 함께 러시아에 망명한 후, 주러 한국공사관에서 근무한 마샤 김과 만주 옌지현 룽징에 있는 한인 훈련교관 이도엽도 하얼빈 작전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한다. 연해주로 돌아온 독리 정재관은 안중근에게 고종황제의 하사품인 브라우닝 FN 권총을 전해주며 새로운 결의를 다짐한다. 이후 모든 준비와 절차과정은 오직 하얼빈작전에 초점이 맞춰진다. 마침내 하얼빈 하늘에 울린 세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안중근의 총에 맞은 이토 히로부미는 쓰러진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는 우리 민족 불굴의 저항정신과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크게 떨친 메시지가 되었다. 그리고 한민족의 정신적 맥락을 미래로 이어줌으로써 항일 독립전쟁의 기념비적인 업적을 민족의 유산으로 남겨준다.◆ ◆ ◆<유홍종 작가와의 포인트 인터뷰>“하얼빈작전의 총지휘자는 고종황제였다”중견작가 유홍종은 미국인 입양아가 된 한 소녀와 북한에 친모를 둔 이산가족의 비극적인 분단 현실을 다룬 장편소설《슬픈 쁘띠의 노래》를 발표한 지, 9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하얼빈 리포트》를 출간했다. 이 소설은 항일 독립전쟁에 돌입한 연해주의 대한의군 지휘관 안중근 참모중장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작전을 다룬 역사 스릴러이다. 다음은 작가 유홍종과 출판사 소이연의 편집자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9년 만의 오랜 침묵을 깨고 새 작품을 내놓는데, 소감은 어떻습니까?A 그간 장편소설 두어 권과 에세이를 썼습니다만, 출간을 미룬 것도 독자들에게는 침묵의 시간이 되겠군요. 그동안은 체력 안배와 상상력의 절제가 필요했던 시간이었습니다.Q 《하얼빈 리프트》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작전이 주제와 중심소재가 되고 있는데, 특별히 이 시기에 이 소설을 출간하게 된 계기와 의미가 따로 있습니까?A 올해는 안중근의 하얼빈 거사 111주년이지만, 오늘날 한반도의 국제정세 역시 당대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현실은 여전히 핵무기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한반도 패권전쟁이 우리의 안보와 미래에 심각한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사실도 여전합니다. 이 작품이 안중근 의사처럼 현실의 위기를 극복하는 메시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Q 하얼빈작전은 역사적 팩트가 확실하고 사건의 논증도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어서 “뻔한 얘기가 아니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안중근과 관련된 논픽션을 픽션이 얼마나 잘 수용할 수 있는지가 관심입니다. 집필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A 논픽션과 픽션은 집필자의 시각에 따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일본 측 역사자료에 의존했던 안중근 일대기는 내용이 거의 유사했습니다만 최근 수년 동안, 세계 각국의 자료들이 광범위하게 수집되었고, 특히 대외비로 금지되었던 러시아 측 역사자료들이 대거 공개, 발굴되면서 이 작품에서는 보다 풍성한 새 자료들을 대거 채택할 수 있는 큰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독자들께서“뻔한 얘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Q 지금까지 안중근 관련 책에는 가톨릭 신자로서의 안중근 삶과 국가관이 거의 조명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안중근 의사의 가톨릭 신앙관이 긴밀히 서술되고, 신앙의 대부인 프랑스 사제 빌렘과 안중근의 관계를 크게 부각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A 제가 가톨릭신자인데다가 이 책을 기획하신 분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프랑스 선교사 빌렘 신부는 안 의사의 세례신부이자, 영혼의 대부나 다름없는 분이었습니다. 안중근의 부친 역시 황해도 신천군 청계마을에 손수 사비를 털어 성당을 지으셨고, 서울교구의 승인을 받아 빌렘 신부를 본당 신부로 모실 정도로 가족들의 신앙심은 깊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 의거에 성공한 후, 한때‘살인하지 말라’는 가톨릭 교리를 어긴 죄인으로 낙인 찍혀 빌렘 신부와 함께 교구로부터 소외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한의군의 지휘관으로서 침략국의 적장을 응징한 떳떳한 군인정신을 내세워 신앙의 경계를 초월한 강직한 애국충정의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그는 사형을 앞두고 빌렘 신부에게 종부성사를 요청함으로써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은 참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안중근의 생애에서 가톨릭 신앙과 애국정신은 삶의 반석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Q 이 작품에는 공인된 역사적 팩트를 벗어난 대목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명성황후는 일본낭인들에게 시해되지 않고, 사건 전날 밤 피신하여 해외로 망명을 떠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대목은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인지요?A 명성황후가 시해되지 않았다는 증거는 너무 많습니다. 저는 본문에 모든 자료들을 이미 공개했습니다. 을미왜변 당시 여우사냥의 지휘관 일본공사 미우라 고로는 오전 11시 본국 외무성에“여우사냥 작전 종료!”라는 긴급전보를 쳤고, 조선정부는 중궁의 시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민 왕후의 시해는 역사의 기록에 남았습니다만, 모든 역사 기록이 반드시 팩트는 아닙니다. 을미왜변의 이면에는 놀라운 일본 낭인들의 음모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당시의 한 기록을 보면“오늘 여우를 찾지 못했으나 없는 중궁을 만들어서라도 작전 성공을 보고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어서 궁녀 중에 그럴듯한 애를 골라 왕비의 목을 대신하라!”그 말은 일본 칼잡이들이 중궁 시해에 실패한 후 시해사건을 성공으로 위장했다는 진실을 증명한 발언입니다. 이 작품의‘옥호루 1895년 여름’대목을 주의 깊게 읽어보면 그날 사건의 실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Q 이 작품에서는 고종에 대한 시각도 상식과는 다릅니다. 고종이 ‘무능하고 무력한 망국의 군주’라는 인식과 그 궤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종은 연금된 경운궁에서 탈출하여 연해주에 망명정부를 세울 담대한 포부를 갖고, 항일 독립전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혹시 작가께서 고종을 의도적으로 미화한 점은 없습니까?A 우선 당시의 일본과 조선의 국력을 봅시다. 조선은 호롱불을 쓰는데 일본은 발전소를 돌리고 전등을 켭니다. 우리는 노새를 타는데 일본은 기관차를 탑니다. 우리 해군은 나룻배에 불과한 판옥선도 없는데 일본군은 전함들이 있습니다. 당시 고종이 조선의 군왕이 아니라, 아무리 뛰어난 왕이 집권했더라도 중국, 일본, 러시아, 영국 같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들의 패권전쟁에서 약소국 조선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한제국 시절의 고종황제는 대원군이 국정을 농단할 때의 나약하고 무기력한 군왕이 아니었습니다. 경운궁 연금 시절의 고종은 스스로 대한의군 총사령관의 직위를 유지하면서 제국익문사라는 첩보부대 총독에 올라, 연해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항일 독립전쟁을 지휘하던 강인한 국왕이었습니다. Q 그럼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한의군 총사령관 김두성과 첩보조직 ‘제국익문사’ 총독 김두성은 실제로 고종황제의 익명이었던 것이 사실입니까? 그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역사적 기록과 근거는 확실한가요?A 제국익문사는 고종이 황실 직속으로 창설한 극비 군사첩보조직입니다. 고종이 러시아공관에 망명하고 있던 당시 러시아 총영사 베베르와 공사관 무관대령 푸티아티로부터 러시아 황제 차르 2세의 직속 비밀 경찰조직을 그대로 전수받아 만든 오늘날의 국정원 같은 존재였습니다. 고종은 환궁 전에 시종무관 정재관을 독리로 임명하고, 이후 정재관은 안중근을 비롯하여 손탁, 이도엽, 그리고 하얼빈작전에 참전한 대다수의 요원들이 익문사 첩보요원에 가담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보안 유지를 위해 가명과 암호를 사용했고, 익문사 총독 고종황제 역시 김두성이라는 가명으로 첩보조직을 총지휘했습니다. 하얼빈작전의 승전은 제국익문사가 이룬 가장 빛나는 항일전승의 공적이었습니다.Q 독자들이 이 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읽기를 바라시는지요.A 독자들의 관점은 모두가 달라서 제가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습니다.《하얼빈 리포트》는 소설로 내세운 논픽션이지만, 동시에 논픽션으로 구성된 소설이기도 합니다. 제가 작가로서 이 작품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모든 역사적 사실들의 쉬운 문장으로 변환시켜놓았다는 점과, 2020년에 가장 최신 자료를 이 책에 투입한 최신판 안중근 이야기라는 점입니다.Q 이 작품은 영화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A 제가 알기로는 이 소설이 완성되자마자《하얼빈 리포트》의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하여 지금은 상당 부분 진척되었다고 들었습니다.Q 앞으로의 집필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A 창작선집과 새 작품의 추고 작업을 계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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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 (커버이미지)
    [문학]하오의 여름은 끝났다
    • 이병장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04-14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 큰맘 먹고 4편의 중편을 연작소설로 묶게 되었다. 처음 써보는 퀴어 서사다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작품이다.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의 하오도, 〈중국산 가짜 애인〉의 삼촌도, 〈아일랜드〉의 영태도, 〈짠물 스캔들〉의 장호도 모두 우리의 선량한 이웃이고 친구다. 그들도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들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지라도.저자의 첫 퀴어 서사, 4편의 중편을 엮은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는 최근의 성소수자 삶을 서사화한 작품으로 의미 있는 ‘성소수자 삶의 재현’의 소설적 실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동성애 서사는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는 것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자 또한 ‘생각했던 것만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를 통해 성소수자의 삶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서사의 주체가 된 적이 없는 성소수자를 주체화시켰다. 이 자체로도 문학사적 함의가 있으며 단순한 ‘정체성 찾기’에 몰두하지 않고, 더욱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 또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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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 (커버이미지)
    [문학]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
    • 박진성 (지은이)
    • 미디어샘
    • 2021-03-03

    박진성 시인의 첫 연애시집따뜻한 사랑의 인사 담은 70여 시편박진성 시인의 연애시집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가 출간되었다. 《목숨》 《식물의 밤》 등을 통해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시작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그만의 언어와 상상력으로 사랑을 노래한다.‘하와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별 뜻 없이 쓰이는 말이지만, 박진성 시인은 이 단어를 사랑의 언어, 존중의 언어, 평화의 언어로 해석한다. “우리가 서로를 잃게 되면/하와와, 안 보이는 곳이라도/그렇게 말하자고 약속(시 <하와와> 중에서)”하듯, 시인은 서로를 연결해주는 사랑의 언어로 ‘하와와’를 선택했다. 그에게 사랑은 한 마리 나비다. “너 있던 곳에서/나 있는 곳으로//나비 한 마리 날아왔”을 뿐인데 시인에게는 “온 세계가 옮겨”온 것이다. 사랑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언어다. 시집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는 박진성의 시와 일러스트레이터 일홍의 콜라보레이션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홍 작가의 일러스트는 그의 시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시가 그림에게, 그림이 시에게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건네지만, 서로에게 녹아들며 따뜻한 사랑의 인사를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그리워하는 시인의 사랑 노래가 담긴 《하와와, 너에게 꽃을 주려고》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어루만지듯 따뜻하다. 따뜻한 일러스트 역시 시집에서 놓쳐서는 안 될 위로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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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용가 (커버이미지)
    [문학]하용가
    • 정미경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23-04-14

    헬조선의 가장 은밀한 지옥, 여전히 건재한 소라넷을 고발하다 2018년 여름, 대한민국은 불법촬영 범죄와의 싸움으로 뜨겁다. 익명의 개인 여성들이 참여하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는, 4차 시위(2018년 8월 4일)까지 누적 인원 십팔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참여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불법촬영 생산소비, 지체 말고 처벌하라\' \'솜방망이 법원처벌 규탄한다\' \'몰카실형 구퍼센트, 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애초 시위는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을 촬영하고 유포한 여성에 대한 편파수사 논란에서 촉발되었지만,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인 불법촬영 범죄를 방관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여성의 일상을 앗아가는 디지털 성폭력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있다.여성을 제물로 삼는 디지털 성폭력의 카르텔의 한가운데 소라넷이 있다. 16년 동안 100만 유저를 거느리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성폭력이 자행되었던 그곳은 2016년 6월 공식적으로 폐쇄되었다. 그러나 제2, 제3의 소라넷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으며, 여성의 몸을 찍고 유포하고 시청하는 불법촬영 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범죄 수사는 미온적이고 무혐의로 종결되기 일쑤이며 기소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남자들은 몰래 찍고 유포하고 퍼 날라도 죄를 추궁받지 않고 심판받지 않는 것이다. 소설 『하용가』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그늘진 성문화를 가장 폭력적으로 향유하던 온라인 공간을 고발한다. 초대남 모집이라는 이름의 집단강간과 지인능욕, 여성 신체의 비하와 조롱, 신상털기 등 여성의 몸을 제물로 삼아 광란의 카니발을 벌이던 소라넷을 여성의 시선으로 중계한다. 그리고 불법촬영 범죄의 피해자가 되어 그 지옥에 내던져진 여성들이 모든 것을 걸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싸움의 과정과, 익명의 개인 여성들의 저항으로 끝내 소라넷을 폐쇄시키기까지의 과정을 한편의 영화와 같은 속도감으로 재현해낸다. 소설 『하용가』는 헬조선의 가장 은밀한 지옥에 관한 참혹한 보고서이자, 그 지옥을 끝장낸 숱한 여성들의 눈부신 승리의 기록이기도 하다. 핵심포인트 1. 미러링은 원본을 따라가지 못한다. \"원본의 참혹함을 알리고 싶었다.\"붉은 옷을 입고 거리로 나온 여성들의 분노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남성을 혐오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비하와 조롱의 메시지를 던지는 여성들의 발언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대신, 손쉽게 도덕적으로 단죄하고 사회적으로 낙인찍는다. 그러나 소라넷을 포함한 남초 커뮤니티와 웹하드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매일 같이 생산되는 여성을 향한 조롱과 혐오의 유희들을 접해본 이들이라면, 여성들의 미러링은 결코 남성들의 원본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그러나 사회는 여성들의 미러링을 비난하면서, 여성들을 그저 살덩어리로 취급하는 원본의 극악함을 도외시한다. 원본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내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지독한지, 내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저지른 짓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깨달아야 하고, 그건 안전하다고 믿었던 내 삶조차 흔들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중이 진실을 외면한 그 대가를 치르는 건 무수한 여성들이다. 소라넷이 그 증거이다.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소라넷은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창녀화를 꿈꾸었고, 여성의 몸을 저주로 만들어버렸다. 여성의 몸은 찍히고 파헤쳐지고 전유되며 침탈당하고 있었다. 그것을 목도한 여성들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쏟아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거친 목소리를 단죄하면서 \'교양 있고 얌전하게 말하라\'라고 요구하는 것은 여성들의 저항을 봉쇄하는 아주 오래된 가부장제의 기술일 뿐이다.\" 핵심포인트 2. 다큐소설 \"지금 우리의 친구, 아들, 딸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하용가』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들은 논픽션, 즉 실제 있었던 일들이다. 『하용가』는 2015년 10월부터 2016년 6월까지의 시기를 설정하여 소라넷의 \'초대남 모집\'과 소라넷 폐지운동을 재현하고 있다. \'골뱅이 여성\'을 상대로 집단강간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초대남 모집 게시글은 지역과 요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매일밤 1~2건, 많게는 3건 정도 올라왔다. 그 피해자가 자살에 이른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소라넷 폐지운동의 진원지는 메갈리아 사이트였다. 메갈리안 유저들은 소라넷 모니터링과 몰카 판매금지법 제정 캠페인, 공중화장실 몰카 금지 스티커 붙이기, 국제청원사이트 아바즈의 소라넷 폐쇄청원, SNS 소라넷 실상 알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소라넷 폐쇄를 이끌어냈다. 작가는 이러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스물다섯 살 동갑내기 세 여성 주인공, 동지수와 구희준, 기화영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창조해냈다. 이들은 불법촬영물의 피해자와 초대남 모집글의 목격자로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가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스스로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소라넷폐지운동에 동참하고 성장해나간다. 이처럼 『하용가』는 소라넷의 실상과 피해 여성의 심리, 소라넷 폐지운동의 동력 등을 섬세하고 재현하면서 우리로 하여금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 숨어있는 진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바람난 여자친구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다음, 모텔로 데려가 여자친구를 강간할 남자들을 초대한다는 거였다. 초대, 라는 말이 이렇게 공포스러운 단어였던가, 살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였던가. … 그 밑에 댓글을 단 이들은 또 누구인가? 어떤 이는 횡재했다며 그 장소로 뛰어가고 있었고, 다른 이는 여친을 조져달라는 작성자를 쿨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과 다음번엔 함께하겠다는 기대를 남기며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댓글로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다……. - 제1장 초대 중『하용가』의 중심 사건들과 관련된 뉴스- 초대남 사건 : 2015년 12월 26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위험한 초대남-소라넷은 어떻 게 괴물이 되었나\"- 메갈리아 : 2018년 7월 30일 경향신문 \"그들은 왜 빨간약을 먹은 전사가 되었나?\" 2018년 1월 발간된 이프북스 『근본없는 페미니즘-메갈리아부터 워마드까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 2018년 8월 5일 국제신문 \"불편한 용기 뭐길래 광화문 여성 7만여 명 시위\"[스토리라인] 1. 2015년 시월의 무호역사거리에서 초대남사건 발생.2. 무호역사거리 초대남사건을 구희준이 메두사를 통해 알게 되고 친구인 동지수에게 전달.3. 대기업 계열사 MJ 커뮤니케이션즈의 인턴사원 동지수는 동료인턴 기화영의 섹스동영상이 소라넷에 올라온 사실을 남자사람친구 이시형을 통해 알게 된다.4. 구희준은 반지하 원룸에서 샤워하고 있는 자신을 누군가 몰래 보고 찍는 것을 목격.5. 4번 사건의 범인은 구희준에게 협박문자를 보내고 구희준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찾기 위해 집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다. 6. 동지수는 기화영에게 소라넷에 그녀의 섹스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7. 자신의 섹스동영상이 소라넷에서 베스트를 찍고 남초커뮤니티와 성매매업소 홍보광고 등으로 사용되는 상황에 충격을 받은 기화영은 자신이 기억할 수 없는 하룻밤과 그 하룻밤을 보낸 남자, 김세준을 떠올린다.8. 동지수는 무호역사거리 초대남사건의 초대남 중 1인이 자신과 같은 회사인 MJ커뮤니케이션즈 사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9. 구희준은 자신을 몰래 찍은 범인을 잡기 위해 설치한 몰래카메라에 몇 년 전 데이트강간의 가해자였던 전 남친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사실을 알게 된다.10. 메두사 회원이었던 구희준은 동지수와 함께 소라넷 범죄 모니터링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고 곧이어 소라넷 총공격에도 가담해 소라넷을 마비시킨다.11. 기화영은 김세준에게 복수하기 위해 김세준에게 접근하지만 오히려 공격을 당하는데.12. 동지수는 무호역사거리의 초대남을 밝혀낼 수 있을까? 구희준은 자신을 몰래 찍은 범인과 전남친의 스토킹에 어떻게 대처할까? 기화영은 김세준에게 복수할 수 있게 될까? 이 모든 사건들은 어떻게 하나의 사이트 \'메두사\'를 통과해 만나고 해결될까? 핵심포인트 3. 본격 페미니즘 소설\"여성 패배의 오랜 서사를 바꾸고 싶었다.\"『하용가』는 수많은 문학작품에서 남성들의 관음증적 시선의 대상으로 전락한 피해 여성의 이미지를 전복하고 있다. \'성적 수치심\'이 성폭력 범죄를 정의하는 기준이 되는 현실에서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느껴야 한다고 여겨지는 성적 수치심을 새롭게 정의하고, 낙인의 이름을 거부하고 새로운 이름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주체적 여성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또한 『하용가』는 메두사로 상징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용감하면서도 유쾌한 여성주의 문화를 조명하고, 메두사가 소라넷 폐지운동의 메카가 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여성 고통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로써 『하용가』는 현재 대한민국을 휘몰아치고 있는 페미니스트 물결의 동력을 이해할 수 있는 유효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 결국 『하용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여성 억압의 현실을 깨닫고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성장기이자, 여성 전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회문화적 탐사기이기도 하다.메두사, 머리카락이 뱀으로 된 날개 달린 그리스신화의 그 괴물 말야. 머리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돌로 변하게 하는 힘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그 여자 말야. 이 사이트는 이름만큼 무시무시했어. 남자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여자들이 모인 곳이거든. 눈치만 안보는 게 아냐. 남자들을 조롱하고 욕하고 공격하기까지 해. 조롱하고 욕하다니. 여자와 남자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이런 권리들은 누구의 것이었어? 남자들의 것이었지. 여자들은 남자라는 존재를 선망하고 복종하고 감정이입하는 것밖에 허락되지 않았잖아? 그런데 드디어 남자들을 욕하는 여자들이 나타난 거야. 욕할 수 있는 권리,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걸 혁명이라고 생각해. \'착한 여자\'라는 도덕을 벗어던진 거거든. ooo 중략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어떻게 이런 여자들이 등장하게 된 걸까. 메두사가 어느 날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난 것 같지? 아냐. \'하이 용돈 만남 가능?\'이라는 물음에 지치고 김치녀라는 낙인에 분노하고 분탕질에 넌더리가 난 여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곳이야. 이 광활한 온라인의 영토에 여자들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절박함으로 성취한 곳이야. 단 한 평의 땅이라도 좋으니 남자들에게 걸레라는 욕을 듣지 않을 수 있는 곳, 낙태충이나 맘충이니 김치녀니 하는 말들을 듣지 않고 자기 경험을 고백할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만들고픈 숱한 여자들의 마음이 건설한 땅이라고. 그래서 탄생한 거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여자들을 위한 해방구가. - 본문 260~262 page [여성 캐릭터] 동지수 o MJ 커뮤니케이션즈 인턴사원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모르고 사는 게 나을 뻔했어. 안보고 안 듣고 그렇게 사는 게 나을 뻔했어. 이런 거 좋아하는 놈들이 지랄하든 말든 그냥 모르고 살면 안 될까? 이거 꼭 해야 돼? 다른 걸로 세상에 도움이 되면 안 되겠느냐고.\" 구희준 o 동지수와 절친이자 약사, 메두사 커뮤니티 회원 \"안 보고 안 듣고 살 수 있어? 이 세상에 육변기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모른 척 한다고 해서 우리가 안전해져? 소라넷, 여자들이 지독한 고통을 당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곳이야, 죽고 싶은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는 곳이라고. 그 여자는 언제든 내가 될 수 있고 우리가 될 수 있어. 몰라?\"기화영oMJ 커뮤니케이션즈 인턴사원 \"걸레, 그들은 나를 그렇게 불러. 남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그 수치스러운 이름으로. 그렇게 치명적인 말을 쓸 수 있는 그 힘을,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준거야? 난 그 힘에 굴복당하지 않을 거야.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에 내가 있어야 한다면, 그에게도 지옥을 선물할 수밖에.\" 핵심포인트 4. 페미니스트 작가 2017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자& 페미니스트저널 이프 전 편집장이 쓴 페미니즘 다큐소설페미니스트저널 <이프>의 편집장으로 활동할 당시, 호주제 폐지를 위해 \'엄마성 함께 쓰기 운동\'에 동참, \'정박미경\'이라는 이름을 썼다. 『남자는 초콜릿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라는 닭살 돋는 제목의 사회문화 비평서를 냈고, 반려견과 함께 사는 일상을 담은 『넌 나의 귀여운』을 펴냈다. 신여성 관련 논문을 쓰면서, 신식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차별적 현실을 자각하는 여성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과 낙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00년대 초반 한국사회의 \'된장녀\' 담론으로 시작된 여성혐오적 낙인이 지금의 \'김치녀\' \'맘충\' \'창년\' \'걸레\' 등으로 더욱 잔인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느끼면서 『하용가』를 썼다. 소라넷의 \'초대남 모집\'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분노했다. 분노는 소설을 쓰는 내내 옅어지지 않았다. 옅어지다니. 소설을 쓸수록 분노는 슬픔이 되고 좌절감을 낳았으며 지독한 염증으로 이어졌다. 소라넷 유저들의 언어를 소설에 그대로 옮길 수가 없었다. 소설은 영원히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말을 실감했다. 며칠간 글을 쓰지 못했다. 이렇게 충격적인 현실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독자에게 들이미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여성으로서 내가 느낀 모욕감을 세상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작가의 역할일까, 회의가 들었다. 그러다가 불법촬영물 피해자의 자살 소식을 접한 남성 유저들의 댓글을 읽게 되었다. 유작이라니. 어쩐지 더 꼴리더라니.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더 이상의 주저함은 사치였다. 가열차게 소설을 써나갔다. 키보드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손가락 관절이 부어올랐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이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는 대가가 무엇일지, 댓글들을 보며 깨달았기 때문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작가 인터뷰 -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 중에서] Q 하용가를 쓰게 된 계기는? A 초대남 모집글이었다. 소라넷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창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 헬조선의 가장 잔혹한 헬이 소라넷이었다. 그런데 그곳을 폐쇄시킨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 페미니스트들이 거둔 귀중한 승리라 생각했고, 그 승리를 기록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리고 소라넷은 폐쇄되었지만 여전히 불법촬영물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고발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컸다. Q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지. A 두 가지 정도인 것 같다. 먼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그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로 소모되지 않게 하고 싶었다. 남성작가의 많은 소설에서, 강간이나 성희롱이 그렇게 소모되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 스릴러의 장르적 효과를 위해, 혹은 플롯의 긴박감을 위해, 여성들은 끔찍하게 강간당하고 살해당한다. 여성들의 고통과 살아남은 이후의 시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바로 그 이야기가 우리 여성들에게는 필요한 것인데도 말이다. 철저하게 여성의 시각에서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의 경험을 말하고 싶었다.또 하나는, 피해자로서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성폭력은 성과 관련된 특수한 폭력이기 때문에 다른 것에 비해 더욱 고통스러운 피해 경험일 수 있다. 그렇다고 평생을 성적 수치심을 짊어진 채 살아야 하는 굴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성폭력 피해자를 괴롭히는 건 피해 경험 자체보다 그 이후에 직면하는 \'피해자다운 피해자\'라는 가부장적 인식이다. 그걸 깨뜨리는 여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걸 여성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Q 하용가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A 실제 소라넷 유저들이 여성을 향해 내뱉던 혐오 단어들은 여간해서 익숙해지지 않았다. 육변기, 주절먹, 봉지먹, 좆집, 보전깨, 삼일한, 낙타충……. 소설에 등장하는 이런 단어들은 그나마 덜한 편이다. 소라넷 유저들의 언어를 소설에 그대로 옮길 수가 없었다. 소설은 영원히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말을 실감했다. 어떻게 그런 상상이 가능할까, 어떻게 그렇게 천박하고도 잔인할 수 있을까, 지독한 염증이 밀려왔고 살의가 느껴졌다. 그럴 때면 며칠간 컴퓨터를 켜지 못했다. 강아지와 산책만 하면서 다시 글을 쓸 마음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여성 인물들의 고통을 그려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부분을 쓰면서 많이 울었다. 남성 인물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치밀었다. 현실의 여자들은 그리 악랄하지 못한다는 걸 애써 기억해야만 했다. Q 제목을 하용가로 짓게 된 이유는? A. 하이 용돈 만남 가능? 기가 막힌 물음이다. 모든 여성의 창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여성의 몸을 거래하는 문화, 여성의 몸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짓밟는 문화가 하용가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문화를 향유하는 자들에게 역으로 묻고 싶었다. 그래서 좋은가. Q.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이대로 가다가 한국은 몰래 카메라 범죄로 망할 지도 모른다. 우연히 만나 말을 섞게 된 20대의 한 여성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남자가 무서워서 연애를 못하겠다고, 그가 몰카를 찍을지 때릴지 죽일지 알 수 없다고, 그래서 연애를 포기했다고. 여성들은 남성들과 다른 이유로 N포 세대가 된다. 생존을 위해 페미니스트가 되었다는 말은 허세 떠는 선언이 아닌 것이다. 한국사회 젊은 여성들이 왜 거리로 나서는지, 왜 지금 이 시기에 페미니즘이 필요한지 성찰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붕괴될지도 모른다. 이건 겁박이 아니다. 레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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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오브 갓 - 그 의사는 왜 병원에서 몸을 던졌을까? (커버이미지)
    [문학]하우스 오브 갓 - 그 의사는 왜 병원에서 몸을 던졌을까?
    • 사무엘 셈 지음, 정회성 옮김, 남궁인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3-04-14

    ★아마존 최장기 베스트셀러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20세기 최고의 의학소설’★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 300만 부 이상 판매★미국 의료 시스템을 바꿔놓은 문제작★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사무엘 셈의 첫 작품환자의 옷에 꽂힌 짧은 유서, 그리고 병원 주차장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린 한 의사의 시체.대체 미국 일류병원 ‘하우스 오브 갓’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내과의연수를 위해 ‘하우스 오브 갓’에 모인 다섯 명의 인턴들. 헌신과 과로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각자 다른 방법으로 극복해 나가는데… 과연 그들은 ‘현대판 구세주’,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을까?《하우스 오브 갓》은 의사인 저자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적인 소설로, 인턴인 로이 바슈의 눈을 통해서 의료실습에 의한 심리적 고충과 병원 시스템의 비인간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소설가, 극작가, 의사,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기도 한 작가는 하버드 칼리지를 우등으로 졸업했고 로즈 장학금으로 옥스퍼드에서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 취득한 후,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수재로, 본인이 ‘하우스 오브 갓’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영감을 얻고, 당시의 과로 실습, 비인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첫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엘리트 의사 사회의 모순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사회에 고발하며 ‘훌륭한 의사fine doctor’가 되는 법뿐 아니라, 결국 ‘좋은 인간good human beings’이 되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소름끼치게 사실적이지만 풍자적으로 풀어낸다. 《하우스 오브 갓》은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는 물론 의사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미국 의료 시스템을 바꾸어놓는 계기가 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의학소설로 손꼽히고 있다. 그 인턴은 왜 병원에서 몸을 던졌을까? 죽음, 섹스, 돈, 생존, 욕망… 누구도 몰랐던 그들만의 세계 “고양이에게 먹이를 줘.”환자의 옷에 꽂힌 짧은 유서, 그리고 병원 주차장에서 산산조각이 나버린 한 의사의 시체.대체 미국 일류병원 ‘하우스 오브 갓’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내과의 연수를 위해 ‘하우스 오브 갓’에 모인 다섯 명의 인턴들. 헌신과 과로 사이에서 신경안정제, 진료기록 날조, 섹스 등 각자 다른 방법으로 극복해 나가려 고군분투하는데… 과연 그들은 ‘현대판 구세주’, 진정한 의사가 될 수 있을까?“혼란스럽지만, 무엇보다 사실적이다!”태움, 의료 봉사자들의 인권, 의료 시스템의 부조리… 우리가 외면했던 불편한 진실들백의의 천사. 현대의 구세주. 사랑과 헌신의 상징...우리는 의사들에 대해 추측한다. 고된 훈련과 경험, 숭고한 헌신의 자세로 보아 피와 토사물, 고름을 혐오하지 않을 것이고, 몸 속 장기나 감염자를 다루는 것을 겁내지 않을 것이고, 늘 냉정하고 확실한 진단을 내리고 효과적인 치료를 단행할 거라고 말이다. 이 소설은 우리의 이 환상을 과감히 깨부순다. 과로와 부조리한 시스템 속에서 수많은 갈등과 죄책감을 겪고, 환자에 의한 폭력과 폭언에 있는 그대로 노출된 열악한 의료 현장은 결코 과거나 소설 속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소설은 의사인 저자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적인 소설로, 인턴인 로이 바슈의 눈을 통해서 의료실습에 의한 심리적 고충과 병원 시스템의 비인간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때문에 출간 당시 미국 의료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출간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의사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300만부 이상 판매되며 “세계 최고의 미국 의료의 모순적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학이 환자를 오히려 악화시키거나 병원에서 떠나지 못하게 한다는 회의감은 현재에도 진행중인 이슈다. 이 책이 충만하게 읽히기를 바란다!” - 남궁인(의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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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네 여행기 (커버이미지)
    [문학]하이네 여행기
    • 하인리히 하이네 지음, 황승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02-19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와 산문“괴테, 헤겔, 쇼펜하우어와 더불어 하이네는 ‘유럽적 사건’이다”프리드리히 니체낭만주의의 마지막 시인이자 현대 독일 시의 선구자 하인리히 하이네의 대표작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하인리히 하이네는 마지막 낭만주의 시인이자 현대 독일 시의 선구자로 불린다. 『하이네 여행기』는 저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4권에 걸쳐 선보였던 『여행기』 중에서 「북해」 연작과 「이념―르그랑의 책」을 선별하여 실었다. 특히 본서에 실린 연작시 「북해」는 이전의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문학과 구분된다는 점에서 그의 문학 세계에서 특별하다. 「북해」에서는 또 다른 그의 대표작인 ��노래의 책��에서 보여 주었던 전통적인 민요 형식을 확장하여 찬가풍의 리듬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자유시에 더 가까워진 모습을 보인다. 또한 「북해」 2부에서는 처음으로 고대 신화 모티프가 대거 등장해 다채로운 세계관을 구성한다. 하이네의 연작시는 모자이크 작품과 같아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거리를 두고 볼 때 작품 전체의 구도가 큰 그림으로 드러난다. 부분과 전체를 함께 보아야 시인의 의도가 파악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작시에 포함된 개별 시에는 제목이 없거나 일련번호를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북해」에서는 개별 시에 제목이 달려 있어 독립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1·2부 모두 바닷가에서 출발하여 폭풍우를 뚫고 거친 항해를 비로소 끝낸 뒤 평화로운 항구에 도착하는 구성인데, 제목의 나열만으로도 하나의 서사적 줄거리가 형성되기 때문에 독자는 시적 화자와 함께 배를 타고 여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산문으로 이루어진 「북해」 3부는 183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저널리즘 문체, 즉 신문의 문예란과 유사한 문장을 보여 주고 있으며, 단편적 연상이 나열된 산문의 구성도 연작시와 유사하다. 소제목이나 장, 절의 구분 없이 일인칭 화자의 생각이 연이어 꼬리를 물고 드러나며 한 가지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연상 작용을 통해 단편적 사고가 나열되지만 그렇다고 어떤 결론이 제시되지도 않은 채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독특한 형태의 산문이다.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 고전과 문학을 넘나들며연결되는 산문 미학하이네는 아이러니를 잘 활용한 풍자의 대가로 불리기도 하는데, 본서에도 신조어나 다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두드러진다. 아울러 동서양의 신화와 전설, 고전, 학술서와 문학 작품 들을 적재적소에 언급하거나 인용해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며 동시에 독자가 현실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와 상호 연상을 통한 내용 확장은 이 책에 실린 「이념―르그랑의 책」에서도 두드러진다. 하이네의 작품 중에서 가장 복잡하면서도 난해하지만 깊이 있는 산문으로 간주되는 「이념―르그랑의 책」은 일반적인 의미의 여행기와 다르다. 다만 베네치아, 독일 등 다양한 장소와 3천 년 전의 인도나 뒤셀도르프의 유년 시절 그리고 현재 등 여러 시간대를 오간다는 점에서 일종의 탐방 기록이라고 할 수는 있다. 얼핏 보기에 다양한 테마와 모티프들이 20장에 걸쳐 매우 무질서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하이네가 치밀하게 의도한 것이다. 「이념-르그랑의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회상과 성찰 등이 연상을 통해 종횡무진으로 연결된다. 일인칭 화자가 회상하는 과거는 성찰을 통해 현재화되고, 현재에 대한 성찰은 과거사를 구조화한다. 과거의 회상은 현재의 성찰로 인해 단절되고, 현재의 성찰은 과거 사건에 대한 회상으로 지속적으로 끊기기 때문이다. 하이네에게 사실 자체로서의 과거는 아무 의미가 없다. 과거는 현재와 연관성을 가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이 작품에서 하이네는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등 현재의 가치를 등한시하는 모든 성향에 반대하며 현실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 이런 측면에서 유년 시절의 화자가 군인이자 북재비인 르그랑에게서 북소리를 통해 프랑스 혁명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나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배우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 하이네의 여행기는 괴테가 집필한 여행기와 곧잘 비교되기도 한다. 괴테가 여행기에서 고대 예술 작품 감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하이네는 나폴레옹의 신화화로 대변되는 프랑스 혁명정신, 나아가 모든 질곡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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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디 (커버이미지)
    [문학]하이디
    • 요한나 슈피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3-04-14

    ★ 추억 속 애니메이션 부터 재탄생한 작품만 25편이 넘는 명작!★ 조경란 작가가 사랑한 주인공 ‘하이디’★ 젊은 번역가가 현대적 언어로 완역 ★ 세계적 디자인 스튜디오 Rifle Paper Co.의 애나 본드의 커버 디자인 ★ _작은 아씨들 × 빨강 머리 앤 × 작은 공주 세라 × 하이디 마침내 돌아온 하이디전 세계 50개 국어로 번역된 『하이디』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문학이다. 특히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 설립자인 다카하다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1974년에 함께 제작한 TV 만화 로 더욱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1976년에 방영되었고, 드넓은 알프스 초원을 염소처럼 뛰노는 하이디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으며, 그 이후로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수없이 재창조되었다. 『하이디』는 요한나 슈피리가 1880년에 쓴 1부 「하이디의 수업 시대와 편력 시대」, 1881년 2부 「하이디는 배운 것을 유익하게 사용한다」를 합쳐서 출간한 책으로 1부의 제목은 당시 슈피리가 좋아했던 괴테의 작품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에서 차용한 것이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지만 슈피리는 도시 생활을 하면서 심한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고향을 그리워했다. 주인공 하이디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알프스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저자의 자전적 경험이 투영된 것이다. 낯선 도시에서 어려움을 겪은 하이디가 그리운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오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큰 감동을 받았고, 그렇게 알프스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장소가 되었다.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산을 오르던 하이디가 이내 그 옷들을 던져두고 자연을 벗 삼아 마음껏 뛰노는 모습은, 우리에게 이제 그만 가벼운 마음으로 이 삶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는 어린 독자들에게는 언제나 곁에 두고 싶은 친구 같은 존재이고, 어른 독자들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다. 세상살이에 지친 날, 하이디를 만나라. 자연이 그렇듯 하이디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문학 ‘알프스’ 하면 ‘하이디’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불문율이자 수학공식 같은 이 관계는 『하이디』가 스위스를 대표하는 문학임을 잘 보여준다. 작가 요한나 슈피리는 실제 존재하는 곳을 배경으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을 집필했고, 우리에게 친숙한 TV 만화 역시 스위스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알프스의 사계절 특징을 잘 담아내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였다. 의 대성공을 계기로 , 등 당시 어린이들의 마음을 뒤흔든 걸작, 세계명작극장이 탄생했으니, 『하이디』가 그 효시인 셈이다.현재 스위스의 마이엔펠트에는 『하이디』를 기념하기 위한 하이디 마을이 있다. 책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요한나 슈피리의 얼굴이 새겨진 스위스 동전은 물론, 생가가 보존되어 있다는 것만 봐도 『하이디』가 스위스에서 어떤 의미인지 짐작할 만하다. 알프스가 낳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 하이디, 건강한 생명력으로 가득한 긍정의 기운을 이 책에서 만나보시길.그리움을 마주하는 시간, 노스탤지어의 세계아침이면 하이디는 건초로 만든 침대에서 눈을 뜨고 염소와 나무, 꽃들에 인사를 건넨다. 온종일 자연의 품에서 뛰놀다 저녁노을의 배웅을 받으며 산에서 내려오면 밤별의 자장가와 함께 단잠에 빠진다. 『하이디』가 쓰인 19세기 후반은 유럽 전역이 산업혁명의 영향 아래 있었다. 특히 스위스 농촌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렸는데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가 심해졌고, 빠르게 산업화되는 도시 속에서 사람들은 옛 농촌을 그리워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알프스를 그리워하던 하이디가 마침내 다시 돌아오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평화로운 농촌의 풍경을 그리워했을 이들에게 『하이디』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 노스탤지어의 세계였다.어느새 알프스의 풍경 속에 자리 잡은 하이디를 통해 우리는 각자 지나온 그리운 순간을 떠올린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멀리 치워둔 채로 염소처럼 뛰어놀고, ‘전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는 소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는 하이디를 보며 즐거움이 충만했던 어린 시절이 마음에 차오른다. 여유를 누릴 안식처 하나 찾기 힘든 지금의 삶 속에서 억압도, 경쟁도 없는 알프스 자연이 선사하는 평화로움이 반갑다. 그래서 우리는 알프스가 그리워 이불 속에서 소리 없는 울음을 쏟아내는 하이디와 같이 울고, 알프스로 돌아온 순간 하이디와 함께 깊은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슈피리는 하이디를 통해 ‘따스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인류 보편의 감정을 이야기했고, 우리가 140년이 흘러서도 변치 않는 감동을 받는 이유다.건강한 성장의 의미 어린이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하고 자연의 힘으로 키운다는 『하이디』의 내용은 권위적인 교육관이 지배하던 당시에 꽤 놀라운 작품이었다. 스위스는 유럽에서는 가장 늦은 1971년에 여성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였다. 여성, 특히 여자 어린이의 경우 주체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자아로 인식하지 않던 때에 그보다 훨씬 앞선 시기(1880년)에 나온 하이디라는 캐릭터는 거의 혁명에 가까웠다. 하이디는 어리지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인물이었다.애니메이션 의 감독이 캐릭터 디자이너에게 ‘정면에서 똑바로 할아버지의 눈을 응시하는 하이디의 표정’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 이유다. 그 주문을 들은 캐릭터 디자이너는 대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강한 내면을 가진 여성을 떠올렸다고 한다.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육체와 정신을 가꾸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하이디로 인해 주변 사람들 역시 성장한다. 떠도는 소문들에 갇혀 마음의 문에 빗장을 걸고 살았던 할아버지는 마음을 열고, 슬픔에 잠겨 매일을 보내는 눈먼 그래니는 살아 있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된다. 페터는 하이디로부터 글을 배우고 클라라는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된다. 외동딸의 죽음을 겪은 의사 선생님은 하이디에게서 삶의 희망을 발견한다.어둡고 우울한 날에도 하이디는 불을 밝혀 환한 빛을 만들 수 있었다. 고된 삶이어도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알고 그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기어코 찾아내는 하이디를 보며 낙담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삶을 사는 내도록 우리는 성장한다. 아이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어른은 좀 더 어른다운 어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베풀 줄 아는 것이 건강한 성장임을 하이디에게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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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사람이 있었다 (커버이미지)
    [문학]한 사람이 있었다
    • 이재무 지음
    • 열림원
    • 2023-04-14

    “그 시절 그녀는 내 세계의 전부였다.”사랑은 ‘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을 사는 것’이재무 시집, 『한 사람이 있었다』 출간!1983년 『삶의 문학』으로 등단해 시집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1995) 『몸에 피는 꽃』(1996) 『시간의 그물』(1997) 『저녁 6시』(2007) 『경쾌한 유랑』(2011) 『즐거운 소란』(2022) 등을 펴내며 약 사십 년 동안 꾸준한 작품활동을 보여온 이재무 시인이 “사랑의 ‘황홀한 재앙’을 자처하는” 한국 대표 서정시인으로서 그간 발표한 연시들을 엮어 시집 『한 사람이 있었다』를 출간했다. “철저한 몰락 이후 변신”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라 믿는 그에게 “병적인 그리움”은 “님이 준 삶의 선물”이 되며 그 격정적인 몸부림은 마침내 “아프고 황홀”한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연주”가 된다. 시인은 “수취인 없는 편지를 쓰”듯 자신의 평생에 관여해온 ‘한 사람’에게 감희한 마음을 전한다.기존 발표한 시와 신작 시 들을 더불어 82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1부에서는 고통으로써 완성되는 사랑을, 2부에서는 영혼을 정화하는 맑은 사랑의 슬픔을, 3부에서는 첫사랑과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4부에서는 자연에서 발견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나는 지치지 않고 노래를 불러요.” “탕진의 세월 속, 황홀한 고통”까지 끌어안으며 기꺼이 사랑에 투신하도록 하는 시인의 ‘베아트리체’는 과연 무엇일까.그에겐 ‘첫사랑’이라는 비밀의 씨가 있다. 그것은 잊힌 듯 사라졌다가 생의 엉뚱한 대목에서 자꾸 불현듯 출몰한다. 그것은 비존재의 존재이고, 사라지지 않은 사라짐이다. 첫사랑은 생의 우연한 길목에서 강도처럼 나타나 그의 몸에 꽃을 피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갑작스럽게” 나타나 그의 안다리를 건다. 그것은 없는 듯 있으며, 있는 듯 없고,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생의 부표 같은 것이다. _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해설 「황홀한 고통의 노래」 중에서아득하고 살아서는 닿을 수 없는슬프고 높고 외로운 길, 시인의 ‘사랑’“는개 같은 우울의 습기가 휘발되는” “해맑은 눈동자” ‘그녀’가 사는 마을의 바람이 “나를 흔든 그날부터 불치 병자처럼 모국어를 앓는 사람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어쩌면 그의 모든 시가 “온전히 한 사람을 위”한 사랑의 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너에게 갇혀 오랜 세월 아프고 행복했다”며 그는 “너라는 감옥”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그리움의 장기수로 살”기를 택한다. “사람 안에 갇혀 출구를 잃어버린 사람”, 그는 사랑 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그 속에서 더 큰 자유와 기쁨, 그리고 고통을 누린다.시인의 사랑이 언제고 뜨겁고 격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불을 쬘 때는 거리가 필요하다. 멀면 춥고 가까우면 델 수 있다. 사랑이여, 서로를 쬘 때 이와 같아라.”(「쇼펜하우어에게」) 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불길 같지만 섣불리 대상을 집어삼키고 마는 화마와는 다르다. 자신은 파괴될지언정 사랑의 대상은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다. “몰래 하는 것들은 은근하고 착하고 아름답다 사랑도 그랬으면 좋겠다 온 줄 모르게 다녀가면 아프지 않을 테니까”(「밤사이 내린 비」) 무턱대고 앞서는 마음이 상대를 다치지 않도록 하는 순수한 선의가 따뜻하고 아름답다.시인의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도 장기수로 ‘너’라는 감옥을 철저하게 사는 것입니다. (중략) 화사한 색과 물질로 사랑을 치장하는 사이비 사랑의 시대에 색을 벗고 “뜻밖의 사랑”을 입은 채 나타난 시인의 “두근두근”이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_김주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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